디자인 트렌드
페이스북 아이콘 트위터 아이콘 카카오 아이콘 인쇄 아이콘

기업을 살리는 디자인-기업의 미래를 디자인이 바꿀 수 있나요?

이미지

 

디자인은 기업의 명확한 목표를 시각화함으로써 고객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장기적인 혁신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기업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기업의 미래를 바꾸는 디자인은 미션Mission, 계획Plan, 평가Appraisal라는 표준화된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디자인 프로세스 자체가 곧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과정으로 이해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유지해온 기업의 가치사슬과 생산공정을 디자인 중심으로 혁신해야 합니다.

 

디자인 프로세스는 기업의 수익 창출, 혁신과 같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는 관점에서 각각 목표 설정, 디자인 활동, 수익 창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션 단계에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의 콘셉트를 창출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검토되며 이를 위해 창의적인 조직 분위기가 요구됩니다. 계획 단계에서는 확정된 콘셉트에 따른 디자인기획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또는 시스템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각 프로세스별 세부 목표의 설정과 엄격한 일정관리 및 부서 간의 긴밀한 협조와 업무조정이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평가 단계에서는 시장에서의 수익을 통해 성과를 평가할 수 있으며, 그 성과를 가시적으로 공유하여 새로운 디자인개발을 위해 선순환될 수 있는 지표개발과 체계구축이 필요합니다. 디자인경영 체제에서 디자인활동이 프로세스 안에 위치한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전체 프로세스를 총괄하는 활동이라면, 디자인은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통해 기업의 체질을 혁신함으로써 수익과 기업가치 창출과 연결되는 적극적 기업활동입니다.

 

이미지

 

가치창출 과정에서 발견되는 가치사슬을 보면 성공한 기업들은 디자인 프로세스를 통해 자원, 기술, 시간에서 더 나은 효율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며 높은 재무적 성과를 도출해내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의 성과를 주도하여 기업을 회생시키는 디자인은 새삼스런 개념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침체되거나 몰락한 상황을 단번에 되살려내는 신화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문제를 새롭게 해석하여 성공적인 가치를 구현해내는 디자인투자는 말 그대로 비용의 개념이 아니라 장기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투자이자 중요한 의사 결정입니다.

 

디자인경영의 관점에서 기업이 디자인역량으로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의 대내외의 자원들을 창의적으로 활용하여 기업의 고객창출과 수익률을 높이는 디자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합니다.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의 혁신을 이룩함으로써 기업의 운명을 되살릴 수 있었던 성공사례를 만든 기업들은 모두 성과를 창출하려는 미션, 계획, 평가라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디자인이 수익창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그 비중이 얼마인지 알아낼 수 있으며, 성과측정의 결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위한 기반이 됩니다. 모든 부분에 있어서 성과측정의 목적은 산출된 결과를 다양한 의사결정에 활용하기 위한 것입니다. 특히, 디자인부문의 성과측정은 정확성과 함께 표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디자인을 평가하고 성과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업만이 디자인을 핵심역량으로 삼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우연한 디자인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공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잠깐의 디자인으로 히트하는 단품 개발보다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것을 생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디자인으로 기업의 운명을 바꾸었던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닌텐도의 DSDual Screen 게임기입니다. 기존의 게임기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 점차 게임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성향의 일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마니아층으로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휴대용 게임기 디자인의 경향은 게임의 기능을 극대화하거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부가기능을 첨가하기 위한 기술적 측면에 치중하게 되면서, 어린이들의 단순한 게임에만 치중하던 닌텐도는 기술성과 시장성에서 모두 뒤처지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닌텐도는 게임 소프트웨어와 인터페이스의 단순화를 통해 게임이라는 본연의 의미에 충실한 휴대용 게임기 디자인에 집중하였고, 이런 단순함을 통한 문제해결은 여성, 직장인, 가정주부, 중장년층 등 불특정 다수의 비마니아층을 모두 고객으로 흡수하여 게임시장을 전면적으로 재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상품의 성격을 혁신하는 디자인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죽어가는 사업의 운명을 바꾼 사례도 있습니다. 독일의 스포츠 브랜드 푸마의 경우 1990년대 중반 파산 직전까지 몰렸으나, 과감하게 경영혁신을 추진하면서 특히 디자인역량 강화를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푸마는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시장을 스포츠가 아닌 패션산업 전체로 확장하기로 결정하였고, 이런 목표를 추진하기 위한 디자인역량을 차별화기하기 위해 외부 전문디자이너와 협업하는 오픈-소스 디자인 전략을 추진하였습니다. 1998년 세계적인 패션디자이너 질 샌더Jil Sander를 시작으로 필립 스탁Philippe Starck, 닐 바렛Neil Barrett, 크리스티 털링턴Christy Nicole Turlington, 줄리 벳Xuly Bet, 미하라 야스히로Yasuhiro Mihara 등 외부 전문 디자이너들과 디자인개발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스포츠 브랜드가 아닌 패션 브랜드로 변신하는 승부수를 띄웠던 것이 성공한 것입니다. 기존의 축구, 트레이닝 등과 관련된 기능성 스포츠웨어 중심에서 패셔너블하며 운동복이 아닌 옷과도 ‘믹스 앤 매치Mix and Match’할 수 있는 패션어패럴군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사업영역과 디자인혁신에 집중한 결과입니다. 현재는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세르지오 로시Sergio Rossi, 미하라Mihara 등 신진 디자이너들과 협업하여 디자이너스 브랜드를 런칭, 패션제품 라인업을 완성하였습니다. 이런 노력의 성과로 1999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3.2% 증가한 3.7억 유로를 기록하여 적자를 극복한 이래 2006년 27.5억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현재까지 두 자릿수 고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한국 기업의 사례는 더욱 고무적입니다. 알파벳카드와 미니카드 등을 도입해 금융시장에서 감성적 디자인의 바람을 몰고 온 현대카드는 금융서비스라는 개념에 디자인을 도입하여 기업을 회생시킨 디자인의 또 다른 성공 사례입니다. 카드시장의 포화 속에서 후발주자로 진출한 점과 2000년대 초 카드대란의 악재가 겹쳐 매년 9,000억 원의 적자가 누적되던 현대카드는 오히려 디자인에 대한 투자 확대와 전사원의 디자인마인드 확립을 위한 창의적 조직문화 구축을 통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 기사회생하였습니다.

 

현대카드 디자인 혁신의 일등공신은 기업의 아이덴티티 디자인혁신과 전사적인 디자인경영 체제입니다. 고객의 개성과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하여 카드 각 상품이 가진 고유의 금융서비스의 성격에 맞추는 상품기획에서 더 나아가 고객이 가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고유의 가치를 상징하는 아이덴티티로 차별화에 성공하였습니다. 한편 국내 카드사중 유일하게 사내에 디자인실을 갖추어 창조적 감수성과 전문적 역량을 갖춘 디자이너들을 중심으로 창의적 조직문화를 만드는 등 기존 금융산업의 이미지를 깨는 노력을 통해 2000년대 초 카드대란 이후 2005년을 기점으로 흑자로 돌아섰으며, 2007년에는 2,810억 원의 순이익을 남기는 성과를 이룩하였습니다.

 

디자인의 활동영역을 공간으로까지 확장한다면 디자인을 통해 운명을 바꿀 수 있었던 보다 극적인 사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의 빌바오는 과거 광업 및 철광산업이 쇠락하면서 지역의 존립마저 위협을 받던 상황이었습니다. 빌바오시가 구겐하임재단과 협력하여 실시한 지역 디자인혁신사업을 통해 구겐하임미술관을 유치하면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 탈바꿈한 사례는 이미 유명합니다. 이외에도 창조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모래밖에 없는 불모지인 사막 위의 도시 두바이를 국제적 허브도시로 건설하고 있는 아랍에미레이트나 일본의 요코하마, 독일의 졸퍼라인, 중국 상하이의 창의산업단지 개발 등 기존의 기능을 잃은 공간과 시설을 폐기하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재생한 성공사례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이미지

 

영국 템즈 강변의 테이트모던미술관Tate Modern 사례도 디자인을 통한 혁신의 중요한 사례입니다. 이 건물은 원래 런던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던 뱅크사이드Bankside 화력발전소로 1981년 발전소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이후 템스 강변에 흉물로 남아 있었습니다. 런던시는 지역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 문화적 유산을 발전적으로 재생시킨다는 콘셉트 아래 발전소 외관은 그대로 둔 채 내부 리모델링만을 통해 약 7년간의 공사기간과 2,5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미술관으로 탈바꿈하였습니다. 2000년 5월 12일 개관 이래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은 연간 400만 명을 상회하였지만 수익이 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발상을 전환하여 입장료보다는 복권판매 수입원을 활용하여 무료로 미술관을 개방하는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시민들뿐만 아니라 런던을 찾는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을 부담 없이 영국의 현대미술로 끌어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개관한 지 불과 10년도 안되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으며 예술품의 상품적 가치를 극대화시키는 미술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처럼 기업이나 기관, 지역의 운명을 되살린 디자인의 공통점은 위기의 의식과 극복을 위한 실천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① 명확한 목표의 설정과 장기적 계획 수립
 ② 지속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
 ③ 지속적인 발전역량을 선순환시키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경영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산하고 기획하고 성과를 평가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프로세스를 꾸준히 실천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미지
영국 런던 템즈 강변의 테이트모던 전경과 주 출입구 로비에 해당하는 터빈홀Turbine Hall.
과거 화력발전소로 사용되던 시절 터빈Turbine이 돌아가던 장소를 그대로 활용하였다.

 

한편,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었던 기업이나 조직에는 반드시 뛰어난 디자인 안목과 강력한 의지를 가진 CEO가 존재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디자인은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 승부수”라는 인식 아래 월드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위한 디자인경쟁력 확보를 강조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의 디자인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것도 CEO의 강력한 디자인경영 의지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09년 최고의 창의적인 CEO로 선정된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도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중심에 있는 영혼”이라며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확고한 디자인 마인드를 가지고 디자인경영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2009년 글로벌 경쟁의 승자로서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TV 세계1위17.7%, LCD 1위27.2%, 휴대전화 2위20.3%, 반도체 1위D램 시장 40%로 연매출 100조 원,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동시에 달성한 삼성전자는 적자투성이인 소니와의 격차를 벌리면서 ‘상품성’과 ‘디자인’ 모두에서 앞서고 있습니다. CEO부터 시작된 디자인경영이 바야흐로 뿌리를 내려 계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기업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디자인을 위해 갖추어야 할 디자인마인드와 디자인경영 의지가 비단 CEO의 몫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 어느 조직이든 디자인과 관계가 없는 부서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조직원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통해 창의적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성과를 창출하는 디자인경영의 체질화가 필요합니다.

 

마케팅 쪽에 전해 내려오는 말 중에 ‘마케팅은 너무 중요해 마케팅부서에만 맡길 수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처럼 이제는 디자인이 기업 성패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이 너무 중요해 기업활동에서 디자인 투자를 늘리고 주요 의사결정에서 우선순위를 높여야 하며 전사적인 디자인 경영 체제를 구축해야 성과가 납니다.

Tag
#디자인 #기업 #프로세스 #경영

목록 버튼 다음 버튼 이전 버튼